글쓰기란 – 7가지 비유로 풀어본 나의 생각

글쓰기란 – 7가지 비유로 풀어본 나의 생각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쓰는 사람만이 샘물을 마신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오늘도 한 줄 써 내려가자.

1. 글쓰기란 물을 퍼내는 것과 같다

글쓰기란 바가지로 물을 퍼내는 것과 같다. 어떤 사람의 물은 바다일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은 강일 수도, 졸졸 흐르는 시냇물일 수도 있다. 아니면 우물물이거나 샘물일 수도 있다. 수량은 다르고 물 맛도 다르지만 퍼내도 퍼내도 계속 퍼낼 수 있다는 점은 같다. 내 샘이 작은 옹달샘 같아 물을 몇 바가지 떠내고 나면 없으리라 생각되어 주저한다면, 그래도 퍼내라.

샘은 퍼내면 새로 솟는다. 그것이 샘이다. 한 바가지 밖에 안되 보였는데 퍼내면 또 거짓말 같이 그만큼 또 채워지는 것이 샘이다. 퍼내지 않으면 그대로 한 바가지지만 퍼내고 또 퍼내면 한 바가지에 또 한 바가지 계속 보태져 그 양은 비교할 수 없게 많아진다.

2. 글쓰기란 습관이다

글쓰기는 습관이다. 운동이나 피아노 연습을 며칠 게을리 하면 몸이 굳듯 글쓰기도 며칠 놓으면 술술 풀리지 않는다. 처음 글을 쓰는 사람은 그냥 아무 말이든 써보는 게 좋다. 중요한 건 일단 손을 움직이는 것이다.

쓰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림 그릴 때 처음부터 역작을 만들어 내려고 고심할 것이 아니라 일단 백지를 두려워 하지 않고 내 생각대로 자꾸 그려보는 것이 중요한 것 처럼, 글 쓰는 것도 처음엔 그저 되는 대로 줄줄 써 내려가면 된다. 글쓰기는 습관이다.

3. 글쓰기란 호러영화다

글쓰기는 호러영화다. 백지에 대한 공포, 소재빈곤에 대한 공포, 잘 될 것 같지 않다는 공포… 이런 여러가지 공포들을 극복해야 가능하다. 하지만 공포를 뚫고 끝까지 쓰고 나면, 영화가 끝난 뒤 극장을 벗어나 햇빛 속을 걷는 것처럼 마음이 환해진다.

4. 글쓰기란 소통이다

글쓰기란 소통이다. 흔히 시공을 초월한다고 한다. 몇 백 년, 몇 천 년 전 글 쓴 이와 오늘날의 독자가 서로 교감을 하고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 사람의 글을 읽는다. 그리고 그 감상을 서로 공유한다. 비행기나 기차를 타도 그렇게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 수는 없다.

5. 글쓰기란 공개를 전제로 한다

글을 쓰는 것은 공개를 전제로 한다. 다시 말해, 독자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종이 책이나 블로그 글,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글 등은 모두 누군가 읽을 것을 예상하고 쓰는 글이다. 혼자 읽기 원하고 남들이 보거나 인용하거나 링크 거는 행위가 싫다면 일기장에 쓰든지 비밀글로 잠그는 게 낫다.

6. 글쓰기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글쓰기란 사랑에 빠지는 것과 같다. 자리에 들 때도 아침에 눈을 떠서도, 좋은 걸 보고 먹고 듣게 되면 자동적으로 생각난다. 글을 안 쓰면 애인에게 늘 하던 연락 빼먹은 것 같아 죄책감마저 느껴지기도 한다. 상대에게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늘 글을 떠올리게 되고 몰입한 상태에 있게 되니 사랑에 빠진 것과 다른 점이 없다.

7. 글쓰기란 화장하는 것과 같다

글쓰기란 화장하는 것과 같다. 늘 고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한결같으나 가끔 형편없이 화장이 안될 때도 있고 똑 같이 한다고 했는데 예상 밖에 너무나 잘 되어 기쁘고 놀라울 때도 있다. 때론 다른 분위기로 변화를 주고 싶기도 하다. 변화된 모습에서 때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하고 또 때론 어색함을 느끼기도 한다.

작가들의 글이 모두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것은 글쓰는 것이 화장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글 역시 늘 풀 메이크 업 하듯 단장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맨얼굴에 가깝게 소탈한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글쓰기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있다.

쓰는 사람만이 샘물을 마신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오늘도 한 줄 써 내려가자.


📝 이 글은 처음 2013년 8월에 ‘하루일기‘ 블로그에 썼던 내용을 다시 꺼내 정리하고 다듬은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도, 글쓰기에 대한 생각은 여전히 계속됩니다.
그때는 막연한 감각으로 썼지만, 지금 다시 보니 더 잘 보이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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