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당연한, 나이와 새로운 배움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하루일기입니다. 요즘 새로운 걸 배우려고 할 때, 예전 같지 않다는 느낌, 혹시 받으시나요? 이제 저도 그런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어제 실업급여인정을 위해 특강을 받다가 ‘엣지 컴퓨팅’이란 개념을 알게 되었어요. ‘블록체인까지는 알겠는데, 엣지 컴퓨팅은 뭘까’하는 생각이 들어 글을 하나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엣지 컴퓨팅이란 무엇인가요?’라는 것이었어요.
별거 아닌 설명문이었어요. 예전엔 그냥 쉽게 읽어 넘겼을 텐데, 오늘 아침엔 어쩐지 커다란 벽처럼 느껴지더군요. 한참 읽다 보니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더디고 어렵게 느껴져 거부감까지 살짝 들었어요.
하지만 새로운 걸 외면할 수는 없죠. 동네 뒷산급일 때 조금씩 알아가야 나중에 쌓이고 쌓여 히말라야 처럼 아예 올라갈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장벽이 되는 걸 피할 수 있을 테니 말이에요.
그래서 생각해 봤습니다. 왜 이런 느낌이 드는 걸까?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잠식되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어떻게 하면 이를 극복하고 효과적으로 학습할 수 있을까? 하는 것들 말이죠.

1. 왜 그런 느낌이 들까?
저뿐 아니라 친구들도 그렇고 다른 분들도 그런 경험을 많이 하더군요. 지금은 돌아가신 부모님들도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책을 즐겨 보시던 분들이 텔레비전과 유튜브만 들여다 보시더라고요.
우리는 왜 새로운 것 앞에서 부담을 느끼게 되는 걸까요? 몇가지 이유를 생각해 봤어요.
가. 뇌의 기능 변화
나이가 들면서 뇌의 기능도 자연스럽게 변화하잖아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고 처리하는 속도가 예전 같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죠. 마치 오래된 컴퓨터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돌리려고 하니 버벅거리는 것처럼요.
1990년 포스너가 주장한 ‘경보-지향-실행 억제’라는 3단계 뇌 네트워크 이론이 있어요. 그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지향과 실행 억제 능력은 좋아지지만, 경보 능력은 약해진다고 하는군요.
- 경보 –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 상태 (운전중 교차로 진입)
- 지향 – 뇌의 관심을 특정 공간 위치로 이동 (돌발상황 등에 주의 집중)
- 실행 억제 – 집중을 위해 산만함, 또는 상충되는 정보 차단 (운전 중 새나 광고판에 눈길을 돌리지 않도록 집중 유지)
이렇게 보면 집중능력은 강화되는데 비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준비능력은 약해지니, 새로운 것 앞에서 부담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할 수 있겠어요.
나. 익숙한 것이 좋아
누구나 편한 것이 좋죠. 오랫동안 익숙해진 방식들이 편한 건 당연한 일이에요. 그러니 자꾸 변화보다는 안정감을 추구하게 되죠. 마치 새 신발보다 익숙해진 신발이 더 편한 것처럼 말이죠.
새로운 것이 더 좋을 때도 있지만, 그 자극이 너무 크면 익숙한 쪽을 선택할 수도 있는 것 같아요.
다. 실패는 하고싶지 않아
새로운 걸 배우는 건 결국 익숙하지 않은 것에 도전하는 거잖아요. 혹시나 실수할까 봐, 잘 못할까 봐 하는 걱정이 슬금슬금 올라올 수도 있죠. 예전에는 넘어지고 깨지면서 배웠는데, 이제는 왠지 그러고 싶지 않은 마음…? 그런 마음도 생기는 것 같아요.
아마 안주하고 싶은 마음이 커진 걸 텐데, 이건 체력이나 열정과도 관련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라. 떨어지는 자신감
나이가 들면 외모도 변하고 아무래도 자극에 대한 반응도 느리게 되죠. 그러다 보니 밖에 나갔을 때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도 좀 달라지더라고요. 언젠가 얇은 패딩에 털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백팩을 메고 나간 적이 있는데, 그때 나를 대하는 점원의 태도에 충격을 받은 적이 있어요. ‘아, 나를 노인네 취급하네. 어르신들은 늘 이런 대접을 받고 사시는 거였나’하는 생각이 들었죠.
이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한 번 다뤄볼건데요, 이런 경험이 되풀이되다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나이 들어서 뭘~~’, ‘이제 늙었는데 뭘~’ 하고 지레 포기하는 마음이 들게 될 것 같아요.
마. 에너지가 모자라…
전엔 아무리 회식을 하고 야근을 해도 다음날 아침이면 에너자이저처럼 벌떡벌떡 일어나 또 하루를 활기차게 시작했어요. 아이들을 키우면서도 밤을 꼴딱 새워가며 책을 읽고 다음날 또 출근하고 집안일도 하고요.
이젠 그런 게 다 옛일이 되었어요. 잠이 부족하면 골이 다 띵~하고 그러더라고요. 그러니 새로운 걸 배우려해도 파워가 딸리는 거죠. 마치 결정적인 순간에 ‘에너지가… 에너지가…’하고 쓰러져 버리던 아톰처럼 말이에요. ㅎㅎㅎ
2. ‘새로운 배움에 대한 저항감’ 극복하기
그럼 이 ‘새로운 배움에 대한 저항감’ 이 녀석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몇가지 찾아봤는데, 함께 힘내볼까요! 💪
가. 스몰 스텝으로
옛날부터 ‘첫술에 배부르랴’하는 속담이 있죠? 또 ‘천리길도 한 걸음 부터’란 말도 있어요. 그런가 하면 ‘뛰지도 못하는 게 날려고 한다’란 말도 있고요. 다 맞는 말 같아요. 스몰스텝으로 조금씩 차근차근 해 나아가는 거죠.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많이 배우려고 하면 지치기 쉬워요. 아주 작은 목표부터 세우고, 꾸준히 조금씩 나아가는 게 중요하대요. 마치 매일 산책하듯이, 꾸준함이 답인 거죠!
아까 제가 처음에 말한 ‘엣지 컴퓨팅’을 예로 들면, 거기 속한 하위개념들을 잘게 잘라 오늘은 이것, 내일은 저것 하는 식으로 조금씩 알아보는 거죠.
나. 새로운 건 쉽게쉽게
새로운 건 늘 어려워요. 어려워서 어렵다기보다 익숙하지 않아 어려운 그런 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럴수록 쉽고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는 걸 찾아 접하는 게 좋아요.
저도 AWS에서 찾은 ‘에지 컴퓨팅이란 무엇인가요?’라는 글을 읽는데, 진도가 조금 나가다 보니 너무 딱딱하고 마치 외국어로 된 문장을 읽는 느낌이 나서 지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Gemini에게 쉽게 설명된 걸 찾아달라고 했더니 금세 뚝딱하고 글 서너 개를 찾아줬어요. 이 글 다 쓰곤 찾아 읽어볼 작정입니다. 🙂

다. 함께 배우는 즐거움
혼자 하는 것도 좋지만, 여럿이 함께 하면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도 있어요. 전에 몇몇 친구들이 모여 아이브런치 모임을 했었어요. 처음 아이패드가 나왔을 무렵, 익숙하지 않은 기기와 관련 앱에 대해 알아보는 모임이었죠.
토요일 오전에 모여 연구도 하고 브런치도 먹으며 수다도 떨었는데, 점점 인원이 늘어나다 보니 모두 각 분야의 나름 전문가들이라 새로운 장소나 그쪽 이야기도 듣게 되었죠.
여럿이 모여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사람을 사귀고, 새로운 분야를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즐거움은 정말 좋았습니다. 놀면서 배우기! 이렇게 공부하는 게 가장 좋은 거 아닌가요. ㅎㅎㅎ
라.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
인생은 60부터 란 말이 있죠. 요즘은 기대수명, 또는 건강수명이 늘어나면서 이 말이 정말 맞게 느껴져요. 60이면 은퇴해서 제2 인생을 시작하는 시기죠.
어떻게 보면 모든 것이 새롭게 리셋된다고 볼 수 있어요. 전에는 ‘나’라는 개인이 아니라 내가 속한 직장의 이름으로 평가받았죠. 이젠 정말 계급장이나 배경 떼고 나라는 개인으로 사회에 던져지는 거예요.
이때, 기회가 왔다 생각하며 활기차고 신나는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느냐, 아니면 이제 방구석 노인네로 예전에 잘 나갔던 추억만 곱씹는 퇴물이 되느냐는 내 마음에 달린 거 같아요.
나이와 새로운 배움. 나이가 들면서 새로운 걸 배우는 게 망설여지고 좀 더 용기가 필요한 건 어쩜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보단 물론 좀 더딜 수 있겠지만, 그럼 어때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다면 분명히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우리 모두 함께, 나이 듦에 멋지게 맞서면서 새로운 배움을 즐겨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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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4. 22. 하루일기에 포스팅했던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