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사파리 만년필로 그린 그림

라미 사파리 만년필로 그린 그림

막내가 몇년 전 선물한 라미 사파리 만년필.  

아이의 사랑이 담겨 있어 더욱 애틋합니다.

글씨를 쓸 때에는 보통 펠리칸을 쓰지만, 그림을 그릴 땐 이 만년필도 자주 사용합니다. 뭔가 글씨 보다는 그림에 더 잘 어울리는 손맛이랄까요.

라미 사파리 만년필
라미 사파리 만년필

왼쪽 그림은 집입니다.

분명, 처음에 그릴 때에는 단정한 구식 건물이었어요. 그런데 손이 가는 대로 자꾸 뭔가를 더하다 보니, 어쩐지 약간의 서스펜스가 느껴지는 그림이 되어버렸습니다.

아마 앞에 보이는 검은 고양이의 뒷모습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라 호러는 면한 거 같아요. ㅎㅎㅎ

라미 사파리 만년필로 그린 그림

오른쪽은 물고기 모음이에요. 왼쪽 페이지에 그린 건물 그림과 이어짐이라고는 1도 없는. 그저 의식의 흐름이랄까, 아니면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른 결과입니다.

이것저것 그려봤어요. 성대, 광어, 해마, 홍어, 개복치… 해초도 함께 그려줬습니다. 모두 어쩐지 집을 바라보는 것 같아요. 균형을 맞춰 보려고 반대쪽을 향하고 있는 복어 비슷한 것도 한 쌍 그려 넣었습니다.

요즘은 2005년 홍대 플리마켓에서 산 공책에 그린 그림들 위주로 소개하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어쩐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시리즈 글이 되어가는 느낌이네요.

공책 하나를 다 쓰고 난 다음 다른 공책을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것저것 손이 가는 대로 집어 들고 그리다 보니 오랜 세월에 걸쳐 모이고 있네요. 하지만 아직도 현재 진행형입니다.

📌 라미 사파리 만년필은1980년 독일 LAMY에서 만들기 시작한 만년필이에요.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각이 져 있어 떼구르르 구르지 않고, 펜촉도 따로 바꿀 수 있어 편리하죠. 대중적인 만년필이라 본품은 물론, 부속이나 잉크도 구하기 쉬워 더 좋아요. 각인 서비스가 있어 나만의 만년필로도, 선물로도 인기가 좋아요.
하지만 종종 뚜껑이 벗겨진다거나, 펜촉이 기대했던 것과 다른 실망스러운 분도 있다고 합니다. 전 아직 겪어보지 못한 사실이지만요. 가격도 그리 비싸지 않고 디자인도 현대적이라 처음 만년필을 써보려는 분들께 인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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