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연필로 양파깡 과자봉지 그리기

한동안 봄을 탔나 봅니다. 좀 무기력하게 지냈던 것 같아요. 심지어 블로그마저 돌아보지 않았답니다. 그러다 이러다간 안 되겠다는 생각에, 조용히 색연필을 꺼내 들었습니다. 무언가를 다시 시작해보고 싶은 마음이었죠.
아이와 함께 과자를 먹던 중, 문득 눈앞의 과자봉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번 그려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자연스럽게 손이 연필로 향했습니다.

다 먹은 과자봉지를 앞에 놓고, 연필로 가볍게 밑그림을 그렸어요.

연필선을 따라 피그먼트 펜으로 또렷하게 덧그린 다음, 연필자국은 조심스럽게 지우개로 지웠습니다. 다 마를 때까지 기다려야 해요. 덜 마른 상태에서 조급하게 지우면 그만 번져버리거든요.
가능한 지우개를 많이 쓰지 않도록 연필은 진한 4B보다는 조금 연한 HB나 2B 정도를 쓰는 게 좋습니다.

색연필로 넓은 면부터 전체적으로 밑색을 칠해주고나서 점점 진하게 세부묘사를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완성한 그림이에요.
그림에는 아픔을 치유하는 묘한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집중해서 그리고 색칠하다 보면 마음이 고요해지고, 복잡했던 생각들도 잠시 멀어집니다. 마치고 나면 뿌듯함도 함께 찾아옵니다.
그림은 누구나 그릴 수 있습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곁에 있는 익숙한 물건부터 그려보세요. 어느새 기분이 좋아지고,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는 걸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리면 행복해집니다. 요즘처럼 마음이 복잡한 날들엔 더더욱, 그림이 위로가 됩니다. 많은 분들이 그림을 통해 작은 행복을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 글은 2014. 4. 25. 하루일기에 포스팅했던 것을 다시 정리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