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루마리 구름부터 새털구름까지 여름철 자주 볼 수 있는 구름 4가지
어제, 포르투갈 해안에 쓰나미로 착각할만큼 거대한 구름이 포착되었다는 뉴스를 보게 되었어요. 요즘처럼 덥고 숨 막히는 날씨에, 하늘에서조차 그런 장면이 펼쳐진다니 무섭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사진을 본 저도 눈을 의심했습니다. 정말 구름이라기 보다는 해일이 일어나는 것만 같았거든요.실제 영상을 보니 마치 하늘에서 바다가 밀려오는 것 같았고, 저런 구름이 생기기도 하는구나 싶어 검색도 해 보았죠.
두루마리 구름 (층적운)
이 구름의 정체는 바로 두루마리 구름(층적운)이었습니다. 낮 동안 폭염으로 달궈진 공기가 해질 무렵 차가운 공기가 들어오면서 발생하는 현상이었죠. 이날 최고기운이 섭씨 46.6도까지 올라갔었다니, 정말 대단한 더위였겠어요.
두루마리 구름은 층적운(層積雲)이라고도 합니다. 회색빛을 띠는 두꺼운 구름 덩어리가 층층이 쌓이거나 뭉쳐 덩어리진 형태로, 2,000m 정도의 비교적 낮은 고도에서 나타납니다.
영어권에서는 Stratocumulus cloud라고 하는데, stratus는 층 또는 겹을, cumulus는 덩어리를 뜻하는 라틴어가 결합된 복합명사입니다.
이 구름은 특히 해안 지역에서 자주 발견되는 데요, 특히 몬트레이 마의 해양기후에서는 이 구름이 매일 아침 나타나 저녁 후에는 사라진다고 합니다.(참고)
뭉게구름 (적운)
뭉게뭉게 높은 하늘까지 피어오르는 하얀 뭉게구름은 맑은 여름 오후에 자주 볼 수 있죠. 수직으로 두껍게 발달하는 이 뭉게구름은 비가 오지 않더라도 이 구름 만으로 시원한 느낌을 줍니다. 여름을 상징하는 구름으로, 동요에도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어릴 적 누워서 하늘을 보며 뭉게구름을 동물이나 물건처럼 상상하던 기억, 다들 있으시죠? 구름이 빠르게 흘러가는 날이면 그 상상이 금세 바뀌곤 했어요. 그렇게 변화무쌍한 모습이 뭉게구름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합니다.
적운은 Cumulus라고 하는데, 수직으로 발달하는 구름을 말합니다. 대류현상으로 따뜻한 공기가 위로 올라가는데, 이때 수증기가 응결되어 생기는구름이 바로 이 뭉게구름입니다. 낮 동안 지표면이 가열될 때 대류가 더욱 활발해 지게 되니, 덥고 맑은 날일수록 더 잘 생기겠죠.
뭉게구름은 보통 맑은 날 많이 생기지만, 때로는 천둥번개를 동반하는 소나기를 품은 적란운으로 발달하기도 한답니다.
소나기 구름 (적란운)
소나기 구름은 적란운(積亂雲, cumulonimbus cloud)이라고도 합니다. 수직으로 발달하기 때문에 적운과 비슷하지만, 훨씬 더 치솟아 있어 커다란 탑이나 산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말로 하면 별 차이가 없게 들리지만, 실제로 보게 되면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차이가 크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역시 ‘비’에 있습니다. 적운과 달리 적란운은 비를 품고 있거든요. 무더운 여름 한줄기 시원한 소나기로 폭염을 식혀주기도 하지만, 때론 폭우나 우박, 천둥번개, 돌풍을 동반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뇌운(雷雲), 또는 쎈비구름이라고 하기도 해요.
실제로 저도 한여름 오후, 해가 쨍쨍하던 하늘에 갑자기 검은 구름이 몰려오고, 몇 분 뒤 천둥과 함께 쏟아지는 소나기를 겪은 적이 있어요. 그 구름이 바로 적란운이었겠죠. 이런 구름은 특히 오후 늦게 형성되는 경우가 많고, 갑작스러운 날씨 변화의 주범이기도 합니다.
새털구름 (권운)
파란 하늘 저 높은 곳에 새털 같은 하얀 구름이 얇게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본 적 있을 거에요. 이런 구름을 새털구름(견운) 또는 권운(卷雲)이라고 합니다. 지상에서 8~9km 훌쩍 넘는 높은 곳에 떠있는 상층운인만큼, 아주 작은 얼음 결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새털구름은 Cirrus라고 하는데, 라틴어로 cirrus는 “작은 고리” 또는 “고리 모양의 머리 타래”를 뜻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구름을 새털처럼 생각했는데, 서양 사람들은 아마 곱슬머리를 떠올렸나 봅니다.
마무리
여름 하늘은 단순히 덥기만 한 게 아니라, 날씨와 기후의 변화를 담은 하나의 심볼이기도 합니다. 두루마리 구름처럼 자주 볼 수 있는 풍경이지만, 그 이면엔 폭염과 기후변화가 얽혀 있죠.
이번 글에선 두루마리 구름부터 새털구름까지 여름철 자주 볼 수 있는 구름 4가지를 소개해 드렸습니다. 잘 읽으셨나요? 그렇다면 “오늘은 하늘에 어떤 구름이 떠 있을까?” 가벼운 호기심을 갖고 하늘을 바라봐 보세요. 작은 관찰이 모여 날씨와 자연을 더 깊게 이해하게 해줄 거예요.